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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 깍깍깍 까치소리

엄마 쟤 흙먹어™ 2004. 1. 4. 07:45

깍깍깍 까치소리

강 태 희

“깍깍깍, 깍깍깍, …….”

민석이네 학교에 들어서면 언제나 반가운 까치 소리가 들립니다.

옛부터 까치가 대문 앞에서 일찍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오신다고 하여 온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오시는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까치를 좋은 새라고 하여 잘 보호하여 주었고 따라서 까치도 그것을 아는지 늘 사람들을 따랐다고 합니다.

민석이네 학교에는 아침마다 등교 시간에 반가운 까치 소리로 전교생이 하루 종일 기분 좋게 공부를 합니다.

금년에도 봄이 오기 무섭게 까치 한쌍은 어김없이 민석이네 학교에 찾아와 교문안 운동장가 느티나무 꼭대기에 묵은 집에 앉아서 이야기 꽃을 피우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까치 부부는 이른 아침부터 서로 마주 보고 아마 새살림 준비에 의 논이 한창입니다.

“깍깍깍, 오늘 아침 얼마나 날이 좋아요. 이제 완연한 봄이 왔나
봐요.”

암까치가 숫까치에게 말하였습니다.

“깍깍깍, 정말 봄이 오고 말고요.”

숫까치도 활짝 웃으며 대답하였습니다.

“깍깍깍, 우선 새살림 차릴 집을 고쳐야지요.”

암까치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깍깍깍, 그러게요. 이렇게 좋은 날 집을 고치지 않으면 언제 고
쳐요.”

숫까치도 찬성이었습니다.

“깍깍깍, 이 학교 민석이와 친구들은 작년에 우리 까치들을 잘 보호해 주었는데요.”

암까치는 잊지않고 고마운 말을 하였습니다.

“깍깍깍, 그럼요. 민석이와 친구들은 먹이까지 늘 잡아다 주었으
니 그 은혜 잊지 못하겠어요.”

숫까치는 한 술 더 떴습니다.

“깍깍깍, 정말로 민석이와 친구들은 너무 고맙고 감사했어요.”

암까치도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깍깍깍, 민석이와 친구들이 잘 보살펴 주었기 때문에 금년에도
또 찾아왔잖아요.”

숫까치가 말하였습니다.

“깍깍깍, 금년에도 작년처럼 민석이와 친구들이 우리 까치들을 잘보살펴 줄테니 이 세상에선 더 없는 낙원이 아닐까요?”

암까치는 민석이네 학교보다 더 좋은 낙원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말 하였습니다.

“깍깍깍, 그렇고 말고요. 이 세상에선 정말로 없을 거예요.”

까치 부부들은 서로 말을 주고 받으며 민석이와 친구들이 정말 감사하고 고마워서 어쩔줄을 몰랐습니다.

그날부터 까치 부부는 작년에 살던 묵은 집을 뜯어내고 새집을 짓기 시작하였습니다.

숫까치는 먼저 썩어 못쓰는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어디론지 날아가버리고 튼튼한 나뭇가지를 물고 돌아오면 교대로 암까치가 날아갔습니다.

이렇게 새로 짓는 까치집을 느티나무 밑에서 바라보는 민석이와 친구들은 너무 신기하고 즐거워서 모두 박수를 보냈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까치 부부들은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말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깍깍깍, 너무 힘들었지요. 수고했어요.”

묵은 집을 뜯어 옮기던 암까치는 튼튼한 나뭇가지를 물고 돌아온 숫까치에게 반색을 하며 정답게 위로의 말을 하였습니다.

“깍깍깍, 튼튼하고 똑 곧은 나뭇가지를 구해왔네요. 힘들었지요.”

숫까치도 암까치처럼 위로의 말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묵은 집을 뜯어내고 새집을 튼튼하고 견고하게 짓는 까치들을 사람들도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비가 몹시 쏟아지는 날이나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에는 까치 부부는 새로 짓는 집이 허물어지지 않도록 한쌍이 힘을 합쳐 네 발로 꼭누루고 집을 지키고 있습니다.

“깍깍깍, 나뭇가지를 단단히 붙들고 우리가 힘을 합해 비바람이 그칠 때까지 참고 견디어요.”

숫까치는 암까치를 안심시키며 위로하였습니다.

“깍깍깍, 이제 몹시 쏟아지던 비가 그치고 바람도 잠을 자요. 날이새면 따뜻한 봄날이 올 것이에요.”

암까치도 숫까치에게 희망을 불어넣는 용기를 주었습니다.

심한 파도가 그치면 바다가 더욱 더 잔잔해지듯 이 비바람이 그치면 날씨가 더욱 더 좋아져서 화창한 봄날이 올 것입니다.

까치 부부는 이 때를 놓칠세라 한시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묵은 집을 뜯어 새집을 지었습니다.

“깍깍깍, 이제 새집이 다 지어졌네요. 너무 고생했어요.”

숫까치는 암까치에게 공을 돌렸습니다.

“깍깍깍, 제가 뭘 했나요. 힘든 일은 모두 혼자 해내고요.”

암까치는 도리어 숫까치에게 공을 돌렸습니다.

이렇게 까치 부부는 서로 공치사는 커녕 서로 공을 돌렸습니다.

이제 새로 지은 집은 장마비가 쏟아져도 태풍이 몰려와도 끄덕없이 튼튼하게 지었습니다.

벌써 나뭇잎이 파랗게 피어나고 아름다운 예쁜 꽃이 피었습니다.

까치 부부들은 아주 바쁜 때가 온 것 입니다.

어느새 새로 지은 집에는 귀여운 까치 새끼들이 둥지에서 노란 입을 딱딱 벌리고 어미 까치가 먹이를 물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미 까치들은 번갈아 먹이를 물고 쉴새없이 날아들고 있습니다.

이때 민석이와 친구들은 학교에 오는 길에 풀밭에서 메뚜기, 여치,벌레들을 잡아다가 느티나무 위에 놓아주면 어미 까치들은 얼른 물어다 새끼에게 먹입니다.

민석이와 친구들은 작년부터 아주 재미있게 늘 해왔기 때문에 까치들은 조금도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잘 물어다 새끼에게 먹였습니다.

“깍깍깍, 민석이와 친구들! 밤새 안녕! 늘 고맙고 감사해!”

오늘 아침 등교길에도 까치들은 반가운 인사를 하였습니다.

덩달아 까치 새끼들도 어느새 둥지에서 기어나와 노란 입을 내밀어 어미처럼 예쁘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by 비를 사랑하는 소금인형

비 와 연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