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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 연 ''파란''..''파란효과''는 없다?

엄마 쟤 흙먹어™ 2004. 7. 25. 19:11

(1) 포털 시장에 대기업이 몰려든다

국내 포털 시장이 격변기를 겪고 있다.

최근 대기업 포털이 출현하고, 이에 맞선 전문 기업들의 각축전이 점차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새로운 성장 모델에 대한 실험이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동안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지난 10여년간 부침을 거듭해 온 인터넷 문화의 패러다임 자체에 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KT와 SK텔레콤 등 유무선 통신 사업자들의 포털 비즈니스 참여는 통신망과 단말기, 콘텐츠를 한데 아우르려는 야심 찬 계획의 첫 시도로 분석되면서 예의주시 되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변화의 욕망으로 들끓고 있는 포털 시장을 3회에 걸쳐 긴급 진단한다.

◆격화되는 포털 전쟁

"1등 자리를 노리는 업체만 무려 4개사에 달합니다.", "인터넷을 등한시하던 대기업들이 이제 돈이 될 만 하니깐 앞뒤 재지도 않고 무작정 사업에 뛰어든다는 감도 없지 않습니다."

포털 업계에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다음 네이버 야후코리아로 대변되던 포털 시장에 네이트닷컴, 파란 등 새로운 얼굴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국내 포털 시장은 다음, 네이버, 네이트닷컴, 야후코리아, 엠파스, 드림위즈, 하나포스닷컴, 파란닷컴, 마이엠 등등 춘추 전국 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게임이나 전문 커뮤니티 포털 업체까지 합치면 그 수는 20여개를 훌쩍 넘어선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 올 들어 거대 통신 기업 KT그룹을 비롯해 무선 통신시장의 황태자 SK텔레콤, 삼성가의 CJ그룹 등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97년 IMF 이후 등한시하던 인터넷 사업에 통신과 엔터테인먼트로 무장한 대기업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KT와 SK텔레콤 등 유무선 통신 사업자들이 포털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는 점은 전문 기업들에게 상당히 위협적이다. 네트워크를 소유한 이들이 콘텐츠 사업의 가치에 눈을 뜨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KTH의 파란닷컴은 KT그룹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장기적으로 KTF의 매직엔, 스카이라이프, KBSi 등 자회사와 관계사의 콘텐츠의 통합 서비스를 통해 유무선, 통신방송 융합을 아우르는 유비쿼터스 시대의 '디지털 미디어 게이트웨이 (Digital Media Gateway)'로 나아간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닷컴의 경우 SK텔레콤의 미래 인터넷 콘텐츠 사업의 전초기지로 유무선 포털 비즈니스의 첫 단추를 꿰는 역할을 하고 있다.

네이트닷컴은 특히 자체적으로 미래 유무선 컨버전스 환경에서 필요한 콘텐츠와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30여명으로 구성된 고급인력을 투입해 '콘텍스트(ConText)'라는 기술전략 연구소를 가동하고 있을 정도로 그룹 차원에서 인터넷 사업을 밀고 있다

◆인터넷에 돈이 몰린다

이처럼 대기업들의 포털 시장 참여로 인터넷에 돈이 몰리고 있다.

KT그룹은 현물출자를 포함해 올해 파란닷컴에 1천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축소를 선언하긴 했지만 CJ인터넷은 마이엠에 투입할 200억원을 넷마블로 돌렸고 SK커뮤니케이션즈도 올해 투자 계획은 수백억원 단위에 달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기업의 참여로 인터넷에 돈이 몰리기 시작한 셈이다.

대기업들이 인터넷 사업에 돈을 퍼붓는 이유는 딱 하나다.

10여년 전부터 다음이나 NHN 등 전문 기업들이 개척한 인터넷 산업이 "이제 돈을 벌 수 있는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투자해서 돈을 벌겠다는 심산이다.

300억원도 채 되지 않았던 인터넷 광고 시장은 지난 3∼4년 동안 무려 그 10배인 3천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키워드 검색 광고시장은 매년 두 배씩 커져 올해 2천억원 시장을 바라보고 있을 정도다.

실례로 지난 20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NHN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각각 40.7%, 25.7%씩 성장한 매출 578억원과 영업이익 217억원라는 성적표를 내놓았다. 모두가 죽을 맛이라는 이 불황기에 그것도 내수 시장만으로 경상이익률이 무려 40%에 육박한다.

대기업들이 인터넷 포털 시장에 군침을 흘릴 만 하다.

NHN 관계자는 "포털 시장에 경쟁이 격화되는 동시에 돈이 더욱 몰리게 될 것"이라며 "경쟁에서 승리하고 차별화를 위한 새로운 실험에 기존 업체들도 막대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 시장에 모이는 투자 자금이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뚜껑 연 파란...파란 효과는 없다?

지난 17일 뚜껑을 연 KTH의 파란닷컴은 대기업 포털의 전형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포털 시장의 경쟁 양상을 짐작해 보는 잣대로 여겨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시장의 파란은 없다.

웹사이트 분석 업체들의 조사 자료를 보면 지표상의 뚜렷한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트릭스에 따르면 파란닷컴은 사이트 오픈 전과 오픈 후의 트래픽 수치의 변화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파란닷컴은 지난 17일과 18일 각각 77만명, 58만명의 일일 방문자수를 기록해 전체 웹사이트 순위에서 20위, 24위에 그쳤다.

랭키닷컴 집계 결과에서도 파란닷컴은 지난 주 현재 전체 순위 29위로 별다른 변화를 보이고 있지 않다.

시각적인 디자인이나 콘텐츠 서비스상의 차별성도 기존 포털 업체들과 비교할 때 다른 점이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메트릭스 이현창 이사는 "시범서비스 기간이나 사이트 오픈 후 방문자수가 100만명이 넘지 않는 수준"이라면서 "과거 한미르 방문자 수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그러나 "종합적인 시장 변화를 살펴보려면 적어도 3개월은 지켜봐야 한다"며 속단을 경계했다.

대기업 포털들이 야심차게 포문을 열긴 했지만 메일이나 커뮤니티, 검색, 게임 등 인터넷 포털 비즈니스의 전통 아이템 기반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전문 기업들보다 뒤쳐지기 때문에 아직까지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트래픽은 돈으로 살수 없다'는 실전 경험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엠파스 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 이재포 이사는 "파란닷컴의 출현 배경은 유선 통신사업에서 한계를 부딪친 KT가 자회사들을 하나로 정리하고 인터넷에서 뭔가를 해야 한다는 위기감에서 찾은 돌파구일 뿐"이라며 "과거 초고속 통신망 사업자인 두루넷의 코리아닷컴이나 현재 하나로통신의 하나포스닷컴 등을 볼 때 네트워크와 콘텐츠만으로 승부하겠다는 발상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이사는 또 "콘텐츠가 돈이 될 것이라고 한 것으로 맨 처음 인터넷 사업을 시작하던 사람들이 가졌던 첫 번째 희망이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인터넷 사업은 커머스, 광고, 콘텐츠로 그 순서가 바뀌고 있다"면서 "대기업들이 인터넷을 기술이 아니라 총체적인 문화로 받아들일 때 전문기업들과 경쟁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기업들이 돈이 되는 포털 시장에 진출한 만큼 앞으로 경쟁은 시장 성장에 따라 더욱 격화될 것이며 쏠림 현상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04년 7월 2주 주간순위(7월 11일 ~ 7월 17일)

전체순위 사이트 일평균방문자수
1 네이버 8,277,394
2 다음 7,912,986
3 네이트닷컴 5,842,428
4 야후코리아 3,531,216
5 엠파스 2,267,035
6 벅스 1,467,818
7 옥션 1,300,693
8 세이클럽 1,076,582
9 한게임 975,419
10 핫메일 1,297,667
11 KB국민은행 1,189,949
12 피망 799,721
13 드림위즈 947,682
14 MSN코리아 1,167,255
15 넷마블 729,017
16 스포츠서울 956,659
17 디지털조선일보 720,243
18 마이엠 725,487
19 인터파크 832,702
20 하나포스닷컴 849,142
21 파란닷컴 854,084


*자료출처: 랭키닷컴(순위는 페이지뷰 등을 감안한 종합 순위)

정진호기자 jhjung@inews24.com